Essay
그의 사진이 떠올랐다. 어둠과 푸름은 깊은 바다를 연상시킨다. 수직의 끈은 처절한 칼의 날에서 전해오는 것처럼 서슬퍼런 긴장을 움켜 쥐게하고, 그 넘어 서있는 쇠의 침묵은 바다의 깊은 무게를 조용하고 넓게 울린다. 끈에는 하염없는 수행자의 눈물이 혼의 서릿발 처럼 서려, 혹한의 눈길 속을 헤매는 지친 자의 입김처럼 전해진다. 깊디깊은 쿠바 앞바다의 망망대해
종로2가 인사동 입구에서 청계천을 넘어 남산길로 향하다 보면, 명동에서 동대문으로 뻗어 있는 을지로와 교차하는 사거리를 만나게 된다. 그곳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이 랜드마크처럼 자리하고 있다. 반사 유리 표면을 가진 빌딩은 오래된 을지로가 변화해 온 모습을 상징하듯 빛을 발하고, 수많은 직장인들이 분주히 오가는 도시의 공간을 이룬다. 각각의 빌딩에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같은
조선시대의 영화(榮華)는 지금과 다른 걸까. 켜켜이 펼쳐진 청보리밭을 넘어 흔적이 멈춘 한적한 산길에 들자, 숲은 나무의 가지를 길가로 뻗어 이방인의 차를 스치듯 만진다. 인기척이 그리워 내민 가지가 차창을 스치는 소리에 돌아본 창밖에 폐허가 된 집터를 지나고 있었다. 시선이 고정돼 뒤를 돌아보지만 숲의 작은 손과 뒤틀린 길의 향배는 뱃머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