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사진이 떠올랐다. 어둠과 푸름은 깊은 바다를 연상시킨다. 

수직의 끈은 처절한 칼의 날에서 전해오는 것처럼 서슬퍼런 긴장을 움켜 쥐게하고, 그 넘어 서있는 쇠의 침묵은 바다의 깊은 무게를 조용하고 넓게 울린다.

끈에는 하염없는 수행자의 눈물이 혼의 서릿발 처럼 서려, 혹한의 눈길 속을 헤매는 지친 자의 입김처럼 전해진다. 깊디깊은 쿠바 앞바다의 망망대해 어둠 속, 혼자인 늙은 어부 산티아고가 마코상어, 갈라노상어와 밤낮 없는 사흘의 사투 끝에 남기게된 청새치의 뼈처럼.

끈의 닳고 해인 실의 풀림은 수행자의 외침이 처절히 울부짖고 난 후 소멸된 빈자리의 마지막 흔적처럼 느껴진다. 

어둠과 푸름 그리고 백색의 번짐은 내 안의 깊은 방황과 고뇌의 흔적이 아직도 내게 분명하고 무섭게 존재함을 인지시킨다.

나는 잊었던 수행자의 고독 속에서 다시 절벽 띁에 서 있는 듯하다.

Photos by jung moung 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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