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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동시장 복고풍 스타벅스
- URL: https://www.herit-x.com/mul-namu-geurigo-gieog/
- Published: 2026-07-01T02:17:12.000Z
- Updated: 2026-07-20T15:42:33.000Z
- Author: HeritX
- Tags: Architecture, Seoul

신선한 고기와 마른 고추가 가득 담긴 자루, 여러 종류의 곡물이 담긴 통, 메주 덩어리, 살아 있는 생선, 그리고 손수레를 끌며 상인들과 짧은 이야기를 나누는 어르신들 사이를 지나며, 나는 조금 혼란스러운 채 휴대전화의 길 안내를 계속 따라갔다.

길은 계단으로 이어졌다. 계단의 챌판마다 강렬한 간판 문구가 붙어 있었고, 양옆 벽면에도 표지들이 빼곡하게 이어져 있었다. 진한 인삼 향이 공기를 가득 채웠고, 계단 끝에는 인삼 도매시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왼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자 짧은 계단이 다시 나타났다. 반복적으로 눈부신 형광등 불빛에서 벗어나, 나는 조금 어두운 모퉁이로 들어섰다. 그곳은 한층 차분한 마감재와 따뜻하게 천장 가장자리를 밝히는 현대적인 간접조명으로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 북적이던 시장의 소리는 익숙한 커피숍 음악에 서서히 묻혀 갔다.

양쪽에 각각 세 개의 원형 창이 달린 이중문이 나타났다. 핀 조명은 어두운 벽면 위의 청동색 ‘경동1960’ 간판을 부드럽게 스치고 있었다. 마치 극장에 들어가 자리를 찾아가려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경동극장은 1962년에 지어졌고, 1994년에 문을 닫았다. 이후 거의 20년 동안 방치되었다가 2022년 말 복원되어 스타벅스 커피숍으로 재해석되었다. 스타벅스는 1960년대 극장의 분위기와 감각을 유지했고, 이 공간을 ‘경동1960’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딩했다.

이처럼 장소의 역사를 품은 재생 건축 프로젝트는 지역의 문화와 연결을 만들고, 그 문화를 기념하며, 더 깊이 뿌리내린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두 개 층에 걸쳐 펼쳐진 이 몰입형 극장식 커피숍은 우리가 상상하는 한국의 미드센추리 모던 시대로 데려간다. 기존의 목재, 콘크리트, 철골 구조는 노출되어 있으며, 경사진 극장 바닥 또한 그대로 남겨져 있다. 이를 통해 건축의 기원을 드러내는 동시에, 높은 천장과 넓게 열린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원래라면 경사진 바닥의 끝에서 우리의 시선은 무대나 밝게 켜진 스크린을 향했을 것이다. 공연이나 영화 상영을 기다리던 그 자리에는 이제 커피 바가 놓여 있고, 바리스타들이 다양한 주문의 커피를 내리고 있다.

미드센추리 모던의 분위기와 복고적인 극장 감각을 더하기 위해 내부 조명은 낮게 조절되어 있다. 스포트라이트와 작은 책상등, 벽등이 함께 쓰이고, 실내 전반에는 흙빛 계열의 색감이 깔려 있다.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인삼 가게의 한 상인이 밖으로 나와 말을 걸었다. 그는 무척 기뻐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젊은 학생들, 가족, 아이들이 경동시장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다시 보게 된 것이 기쁘다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방치되어 있던 극장이 새로운 생명을 얻은 것을 반가워했다.

스타벅스 좌석을 기다리는 긴 줄은 그에게 과거 극장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예전에는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이 시장 골목을 따라 길게 줄을 서곤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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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by [Herel Hughes](https://www.instagram.com/herelhughes/?ref=tokyotheque.com).